|
사진사의 중요한 증거 – 사진집
역사는 미래의 힘이라고 했다.
과거와 단절된 현재가 있을 수 없고 미래 또한 현재의 토양에서 자라나는 것이라는
건전한 상식을 바탕으로 <All that Photobook>은 기획되었다.
모든 예술은 그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며 또한 그 시대의 산물이다.
따라서 그동안 발행되었던 모든 사진집들은 수록된 사진의 수준이나 내용에 관계없이
어떤 형태로든 시대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사진사의 중요한 증거로서 그 가치를 갖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사진기가 도입되고 이를 이용하여 사진을 완성하는
전 과정을 수용하는 의미의 사진술 전래는 대개 조선시대 말기인 1880년대로 알려져 있다.
개항과 더불어 서구문물의 도입과 함께 사진술이 전래된 지 이제 겨우 140여년이 되어가는 셈이다.
또한 1929년 3월 우리나라 최초의 사진 개인전인 정해창의 ‘예술사진전’이 열린 지 90년이 되어간다.
이 길지 않은 기간에 우리나라 사진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1960년대 4.19혁명과 5.16쿠데타 등 정치적 격변 속에서
사진계 역시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예외일 수 없었다.
대한사진예술가협회, 한국사진작가협회(1952년12월12일 임시수도 부산에서
임응식이 중심이 되어 조직한 단체. 지금의 한국사진작가협회와 다름),
전국사진가연합회 등 각종 사진 단체들이 혁명정부의 포고령에 의해 해산되었으며
1961년 12월 한국문화예술총연합회 산하단체로 한국사진협회(1977년 제16차 한국사진협회
정기총회에서 한국사진작가협회로 개칭)가 창설되어 사진계가 제도권으로 편입되었고,
1964년 서라벌예술초급대학에 사진과가 개설되어 비로소 사진이 학문의 한 분야로 인정되었다.
1964년 제13회 국전에서 사진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사진의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가입이 이루어져
국가 문화행사에 사진이 참여함으로써 사진의 위상이 높아졌고,
우리나라 최초의 한국사진연감(대한사진문화사 발행. 대표 조명원)이 발행 되는 등
한국 사진사의 여러 중대한 변화들이 있었다.
우리나라 현대 사진사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임응식은
‘한 분야의 문화예술이 건실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 분야의 역사 정립이 올바른 전통 해석과 평가 위에 이루어져야 함이 선행 조건이다’
(강상규, 한국사진사, 형설출판사, 1976, p. 5) 라고 역설 했듯이
우리나라 사진 발전을 위해서도 지난날이 정당하게 연구되고 평가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 사진사에 관한 연구는 아직까지 매우 미흡한 것이 현실이며
관련 자료 등이 제대로 보존,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뼈아픈 사실이다.
최근에 사진도 다른 예술분야 학문처럼 심도 있게 연구되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사진의 각 분야별 연구나 평가가 매우 절실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이제 더 늦기 전에 우리 사진사의 과거에 있었던 중요한 사실들을 되짚어 봐야 한다.
그 일환으로 그동안 발행되었던 개인 사진집을 수집하여 전시함으로써
우리나라 사진의 흐름을 살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사진집은 시대의 흐름과 경향 그리고 시간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의 기록을 넘어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진집이 발행되었는지는 통계도 없을 뿐만 아니라 짐작 조차 할 수 없다.
특히 근래에 와서는 한 해에도 수없이 많은 사진집이 발행되고 있지만
어디서 누가 어떤 사진집을 발행 했는지 알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디지털사진연구소 사진티나에서
제5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의 부대행사로
<All that Photobook>을 기획하고 사진집을 수집하였다.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진가들이 본인이 발행 했거나 소장하고 있던 사진집을 흔쾌히 기증해주었다.
특히 대구사진비엔날레 초대 조직위원장과 제24대 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장(2005~2007)을 역임한
원로 사진가 김종호(1942년생)는 30여 년 동안 수집한 416권의 사진집을 기증해주었고
사진집 전문 출판사 하얀나무에서 소장하거나 발행했던 사진집들까지 총망라되어
700여권의 사진집을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All that Photobook>에는 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장을 역임한 17명의 역대 이사장 중에서
정희섭(초대 이사장), 임응식, 김광덕, 문선호, 김종호 등 11명의 사진집을 만나볼 수 있으며
이해선, 이경모, 이형록 최민식, 홍순태, 김한용, 김기찬 등 이미 고인이 되신
선배 사진가들의 발자취를 음미해보며 사진집의 변화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신선한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각 지역에서 묵묵히 자기 작업을 하고 있는 사진가들의 훌륭한 사진집을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체계적으로 사진집을 수집하고 관리해 매년 전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사진인들의 적극적인 성원을 기대하며
<All that Photobook>이 우리나라 사진계의 발전에 작은 씨앗이 되기를 감히 기대해본다.
유병용 (디지털사진연구소 사진티나 대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