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여행 잡기-5
이번 여행에 카메라를 갖고 오지 않은 것은 신의 한 수다.
무거운 카메라를 손에 꼭 쥐어지는 스마트폰이 대신해 주니 얼마나 홀가분한지 모른다.
내가 무슨 대단한 사진가도 아니고, 사진이 직업도 아니어서
취미로 사진하는 주제에 모자랄 것이 없다.
사실 요즘 관광 명소를 굳이 애써 촬영할 필요도 없는 시대다.
어떤 곳이든 구글에서 검색해 보면 엄청난 양의 좋은 사진들이 차고 넘친다.
오늘 찾아간 피사의 사탑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다녀 왔다는 증명을 해야하니 인증샷은 필수다.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온갖 포즈로 사진을 찍느라고 북새통이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다. 내 예쁜 쌍둥이 손녀들 세워놓고 포즈 주문이 많다.
먼 훗날 기억을 도와 줄 증거물이다.
갑자기 롤랑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이 떠올라 혼자 웃었다.
나이 탓이다.
녀석들이 내 나이쯤 되었을 때 이번 여행 중 찍은 사진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
이번에도 예쁜 사진집 한권 만들어 줄 요량이다.
사진 / 피렌체 중앙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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