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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란 무엇일까?
단어의 뜻 그대로 진실(眞)을 그리는(寫) 것이다.
사진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 중의 하나가 기록성과 현장성이다.
사진 태생의 이유다.
사진은 진실한가? 이제 쉽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가 없다.
진실하지 않은 사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진실하지 않다고 사진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사진에서 진실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각자의 의도와 해석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있는 그대로의 사진을 고집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일까?
그러나 사진의 기본 속성은 무시될 수 없고 무시 되어서도 안 된다.
사진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튼튼한 기본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변형이어야 빛난다.
나는 요즘 즉석사진에 빠져 산다.
지난 해, 생일 선물로 아들 녀석이 사준 EOS-5D 와 28-300mm 렌즈는
가방 속에서 잠자고 대신 Fuji Instax 200 즉석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필름 값이 좀 비싼 게 흠이지만 즐거움에 비하면 별 것 아니다.
다행히 한국후지필름사의 후원으로 필름 걱정은 없다.
아날로그 시절에 디지털 역할을 했던 즉석사진.
디지털이 범람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지만
즉석사진은 진실하다. 별 융통성이 없다. 특별한 기교를 부릴 여지도 없다.
보고 느낀 대로 찍을 뿐이다. 진실하고 담백하다..
사진가의 감성만이 모든 걸 결정한다.
평소 내가 즐겨 찍는 도시의 단면들을 찾아 기록하는 재미가 제법이다.
도시의 사냥꾼이다. 평일 점심시간에도 즉석사진을 찍는다
어디를 가든 항상 작은 가방 속에 즉석카메라를 담고 다니며
일기를 쓰듯 내 눈에 보이는 세상을 내 느낌으로 기록한다
사진을 오락처럼 편하게 즐긴다. 행복한 일이다.
찍은 뒤 서서히 상이 드러나는 즉석사진의 즐거움을 아는가.
올 가을, 10.8 X 8.5 센티의 손바닥만한 즉석사진 천 여 점을 걸고 전시를 한다.
여러 가지 기교가 곁들여진 대형사진에 익숙한 관객들의 반응은 어쩔지 궁금하다.
반응이 어떻든 별 문제가 아니다.
사진을 찍는 일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일인지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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