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티나 유병용
 

 

/

/

/

/

 


category :   일반 (381)  즐거운 디지털사진공부 (24)  포토에세이 (96)  삼청동탐방 (17)  사진단상 (39)  여행기 (55)  장수사진 (7) 

 
 사진티나   Hit : 148 
  사진에 글쓰기 / 한국사진 2021년 2월호
  210200한국사진a.jpg (927.7 KB) Download : 2
  210200한국사진b.jpg (908.8 KB) Download : 2




사진에 글 쓰기

나는 사진과 가장 가까운 이웃 예술은 시라고 생각한다. 흔히 사진을 영상언어라고 하는데 영화가 소설이라면 사진은 시(詩)라고 말 할 수 있다. 어떤 사물이나 상황을 보고 시인은 함축된 어휘로 시인의 감성을 풀어내고 사진가는 한 장의 사진으로 사진가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담아낸다. 그렇다. 사진가는 오직 사진으로 말한다. 그런데 그 사진에 얘기를 덧붙이면 사진과 글이 어우러져 또 다른 맛을 품어낸다.

송나라 화가 곽희(郭熙)는 “화시무성시 시시무형화(畵是無聲詩 詩是無形畵)” - 그림은 소리 없는 시이고 시는 형상 없는 그림이라고 했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시모니데스(Simonides)도 “Painting is a mute poetry and poetry is a speaking picture” - 그림은 말 없는 시고 시는 말하는 그림이라고 했다. 동서고금을 통해 그림(사진)과 글의 상호관계에 대한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당나라 왕유(王維)의 그림과 시에 대해 “시중유화 화중유시(詩中有畵 畵中有詩)” -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안에 시가 있다는 소동파(蘇東坡)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사진과 글의 어우러짐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여겨진다.

최근 포토에세이, 포토포엠, 디카시 등 여러 가지 용어들이 사용되며 사진에 글을 덧붙이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사진에 곁들여진 짧은 글들이 굳이 시의 경지에 이르지 못해도 괜찮고, 사진가의 글 수준이 높고 낮음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은 [생산자로서의 작가]에서 우리가 사진가로부터 요구해야만 하는 것은 사진에 글을 붙일 줄 아는 능력이라고 했고 이를 통해 사진가는 사진을 유행적 소비품으로부터 건져내 사진에 획기적인 사용가치를 부여하게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의 말처럼 글이 곁들여진 사진이 대단하게 그 가치가 상승한다고 하지 않더라도 사진 속에 담겨 있는 사진가의 속내를 풀어 놓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물론 사진에 글을 덧붙이는 일에 대해 다른 의견도 있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언어는 그림(사진)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의미를 일정한 하나의 의미로 방향 지우게 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고 했다. 사진에 글을 붙이는 것이 자칫 관람자의 시선과 사고를 일정한 방향으로 고정하는 정박 기능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사진과 글의 결합으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창출하고 사진을 [바라보는 것]에서 [읽어내는 것]으로 전환해준다면 사진에 글을 곁들이는 것이 결코 무의미한 일은 아닐 것이다. 또 관람자가 사진가의 느낌과 의도에 친밀하게 반응하고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것도 결코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글이 덧붙여지는 사진은 은유적인 표현이 많다. 대상을 간접적이며 암시적으로 나타내 관람자에게 대상을 낯설게 하고 강렬한 인상으로 전달한다. 말로는 쉽지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따뜻한 가슴으로 애정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면 우리 생활 주변에 얘깃거리는 무궁무진하다. 나는 사진이 굳이 어렵고 난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누구라도 쉽고 편하게 내 사진을 이해하고 공감하면 그걸로 족하다. 그렇다고 사진이 가벼워지는 것도 아니고 가벼워져서도 안 된다.

사진에 글을 덧붙이는데 정해진 틀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요령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오랫동안 내 사진에 글을 써서 발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한다.

-사진으로 무엇을 말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라. 조각가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는 <나는 내가 할 말을 조각으로 번역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사진가는 사진으로 무엇을 말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사진 찍을 때의 그 느낌과 감정을 메모하라. 사진을 찍는 것은 내 안의 무언가와 합치되는 대상을 발견하고 감정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그 감정을 메모하고 다듬고 고쳐라.
-다른 사람의 글을 많이 읽고 좋은 글은 여러 번 읽어라.
-좋은 글을 사진으로 상상해보고 표현해보라. 마음에 드는 시집이나 수필집 한 권을 골라 그 책 속에 있는 좋은 글을 사진으로 표현해보라.
-글로 사진을 설명하지 마라, 사진과 글의 역할은 다르다.

아울러 작가 노트 쓰기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 개인전을 하기 위해 주제를 정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중요한 일이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주제가 정해지면 작가 노트를 먼저 써보자. 쉽지 않겠지만 작가 노트를 먼저 써보면 사진 작업이 훨씬 효율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노트를 쓸 때 참고가 될 몇 가지 사항을 덧붙인다.

-정해진 틀은 없다.  
-자기만의 언어로 쓰라. 상투적이거나 중복된 표현을 삼가라.
-왜 이 작업을 했는가, 주제 선정 이유를 분명하게 제시하라.
-주제를 떠받쳐주는 소재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말하라.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장비나 기법에 관한 얘기는 삼가라. <어떻게>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일단 써 놓고 고쳐라, 또 고쳐라. 발표할 때까지 계속 검토하고 고쳐라





   석사학위논문 - 1960년대 한국 사진의 '리얼리즘'에 관한 연구
   퇴임식 이모저모
   사람이 있는 풍경 / 방송보기
616   제5회 평택국제사진축제 초대참가 2021/09/09 11
615   노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과 함께 2021/08/08 34
614   인사동 사진상회 / 2021.7.21~7.28 토포하우스 2021/07/21 49
613   인사동 사진상회 / 2021.7.21~7.28 토포하우스 2021/07/02 49
612   달항아리 2021/06/24 51
611   석불사 템플스테이 / 한국사진 2021년 6월호 2021/06/09 32
610   그룹전 - Nine Windows 2021/06/09 25
609   프랑스 파리기획전 - 선의 경계 2021/06/09 33
608   염(念) / 동우회소식 2021년 2월 제17호 2021/03/12 99
  사진에 글쓰기 / 한국사진 2021년 2월호 2021/02/09 148
606   손주 입학선물 2020/12/22 138
605   벽이 전하는 이야기 / 한국경제 2020.12.03 2020/12/02 107
604   사진평론.사진미학 강의 2020/11/15 107
603   제75주년 경찰의 날 감사장 2020/10/29 97
602   우아한 반칙 / 월간 사진예술 2020년10월호 2020/09/29 88
601   우아한 반칙 / 월간사진 2020년10월호 2020/09/29 70
600   우아한 반칙 / 사진가의 말 2020/09/29 82

     

                 1 [2][3][4][5][6][7][8][9][10][11][12][13][14][15]..[31]   
Copyright 1999-2021 Zero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