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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법성포
197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고향에 갈 때마다 동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동짓재에서 동일한 틀로 포구 전경을 찍기 시작했다. 어느새 50년이 되어간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이 사진들을 보면 맞는 말이다. 이 사진들은 예술적 가치와 무관하게 소중한 기록으로서 사진의 진가를 보여준다. 사진의 여러 가지 속성 중 기록성은 그 어느 매체와도 비교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속성이다. 찍혀진 순간부터 과거로 남는 사진은 곧 역사다. 역사는 미래의 힘이라고 했다.
내 고향 법성포(法聖浦)는 ‘영광굴비’로 유명하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를 껴안고 있던 아담한 포구, 바다에 접해있던 중학교를 헐고 아파트를 짓더니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에도 아파트가 들어섰다. 바다는 끝내 상당 부분 매립되고 건물들이 들어서며 포구의 정취는 사라져 버린 지 오래다. 바다 건너 앞산에 골프장이 생기고 칠산바다로 향하는 포구 초입에는 백제불교문화최초도래지가 자리를 잡았다. 10년 단위로 정리한 이 사진들 속에 내 고향 산천의 변하는 모습이 담겨 있는 귀한 자료가 되었다.
고향을 떠나온 지 50여 년, 어릴 적 추억이 가슴 속에 아련히 남아있지만, 고향에 가면 이제 나도 객지 사람이다. 그래도 고향은 언제라도 포근하게 나를 안아준다. 갯내음도 내게는 오히려 향기롭다. 앞으로도 고향을 찾을 때마다 포구 전경을 사진에 담는 이 작업은 계속될 것이다. 내가 고향을 사랑하는 사진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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