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티나 유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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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추와 모색은 미래진행형이다 / 성상경 사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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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추와 모색은 미래진행형이다.

아사히펜탁스 카메라를 둘러매고 친구들 사진을 찍어주던 중학생이 어느새 70대 초반 노익장이 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카메라를 껴안고 산다. 어린시절 집 옆 동네 사진관을 들락거리며 사진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던 소년이 평생 사진을 붙들고 살아온 셈이다. 마냥 사진이 좋아 자신의 삶을 사진으로 풍요롭게 꾸려온 것이다. 사진이 그의 직업은 아니었으니 그도 나처럼 영원한 아마추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아마추어라는 말에 주목해야 한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가 “사진에서는 오히려 전문가를 능가하는 것이 아마추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오늘 우리 앞에 멋진 한판을 펼쳐 보이는 이 아마추어 사진가는 전문가를 훨씬 능가하는 작품들로 우리를 놀라게 하고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 역시 반추와 모색이라는 제목을 통해 이번 전시가 자신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앞날을 모색해보는 작업임을 고백한다. 반추란 말 그대로 지나간 일을 되풀이하여 기억하고 음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하게 과거를 되돌아보는 회상과는 차원이 다르다. 되돌아보되 음미하며 새로운 것을 모색하는 일련의 자기 성찰이다. 흔히 역사는 미래의 힘이라고 말한다. 그의 지나간 30년 사진 역사는 앞으로 새로운 사진세계를 펼칠 값진 과거다. 우리들의 과거란 자주 쑥스럽고 민망하며 어설프다. 그러나 여기에 펼쳐 놓은 그의 과거의 흔적들은 그렇지 않다. 전시를 준비하며 망설이던 그에게 남들의 평가를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해주었다. 쑥쓰러워할 일도 아니며 민망하지도 않고 결코 어설프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당당하고 멋지고 자랑스럽다. 인생은 저지르는 자의 몫이다. 평생 사진전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많은 어려움들을 경험했을 것이다. 칠십이 넘은 노년에 처음으로 사진전을 갖는 설렘과 두려움은 새로운 모색을 위한 값진 밑거름이 될 것이다.

사진집 제1부 반추는 각종 공모전 수상작과 회원전 등에 발표했던 작품들이다. 공모전에 대한 여러가지 견해들은 접어두자. 분명한 것은 제도권 사진계로 진입하는 불가피한 과정이다. 1961년 12월 한국사진협회(1977년 제16차 정기총회에서 한국사진작가협회로 개칭)가 탄생하고, 1963년 동아사진콘테스트, 1965년 동아국제사진살롱 창설 이후 우리나라 사진계는 각종 공모전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종종 공모전 수상을 폄훼하는 사람을 본다. 되묻고 싶다. 공모전 수상이 그렇게 가치 없고 쉬운 일인가? 그렇지 않다. 좋은 사진은 어디에 내놓아도 좋은 사진이다. 다만 한 장의 사진으로 우열을 가려야 하는 방식때문에 소위 공모전용 사진, 소재주의 사진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을 뿐이다.

반추에 실린 사진들은 모두 아날로그 흑백사진이다. 작품마다 품고 있는 흑백 농담의 맛이 남다르다. 특히 그의 흑백사진에서 힘을 발휘하는 빛의 역할을 엿보는 것은 또다른 묘미다. 대부분 강한 역광이거나 깊은 사광이다. 빛을 읽고 소화해 낼 줄 알아야 가능한 일이다. 사진이 빛(phos)으로 그리는(graphos) 그림이라는 어원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는 암실의 퀴퀴한 하이포 냄새의 맛을 안다. 어두컴컴한 암실에서 적색 안전등 불빛 아래 서서히 떠오르는 화상을 보며 가슴 설레던 기억을 갖고 있는 아날로그 세대이자 디지털사진을 섭렵하고 있는 열정적인 사진가다. 직접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를 해본 사진가의 흑백사진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멀지 않은 날에 이번에 보여주지 못한 많은 흑백사진들이 우리를 또다시 놀라게 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집 제2부 모색은 사계절과 소나무, 고양이, 불교, 외국이라는 주제별 8개 분야로 꾸며져 있다. 제1부 반추를 바탕으로 한 모색이다. 공모전의 난관을 뚫고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이 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비로서 공모전 등에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색깔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심사자가 아닌 수용자(감상자)를 두려워해야 하는 진정한 사진가의 길을 걷는 출발점에 서는 것이다. 제2부 모색은 그런 의미의 작품들로 꾸며져 있다. 제1부 반추와 달리 컬러 사진들이다. 사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 찍어 봤음 직한 작품들이지만 긴장감이 팽팽한 제1부 반추의 공모전 수상작들과는   다르다. 여유롭고 편하다. 비로서 자기 가슴을 풀어내는 모색을 한 결과물들이다. 고양이를 바라보는 그의 따뜻한 시선과 불교사진에 담긴 그의 성찰이 부럽다.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 내 대답은 한결같다. 본인의 맘에 드는 사진이다. 내 대답이 좀 우습겠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우선 자기 맘에 들어야 한다. 본인이 좋다고 느꼈기 때문에 찍었던 것 아닌가. 스콧 켈비 (Scott Kelby)는 사진은 그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를 피력하는 사진가의 설명 없이 사진 자체만으로 얘기를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누군가에게 사진을 선택한 이유와 왜 그 사진이 특별한지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예술은 느낌이다. 사진가는 오직 사진으로 말할 뿐이다. 좋은 사진은 관객을 멈춰 서서, 바라보고, 생각하게 한다는 존 화이팅(John Whiting)의 말은 그의 사진에 참 잘 어울리는 말이다.

대한민국사진전람회 초대작가, 부산시사진대전 초대작가이며 한국사진작가협회 제28대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우리나라 제도권 사진계의 정상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사진예술계의 발전을 위한 반추와 모색에도 인색하지 말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그의 반추와 모색은 미래 진행형이다. 이번의 모색은 결국 다음의 반추 대상이다. 끈임없이 되새김질하며 새로움을 찾는 그의 열정적인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첫번째 사진전을 갖는 그의 설렘을 샘내며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드린다.

2019년 가을, 웅산당에서 유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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